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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내식당
해남복음내과의원 송광식 닥터의 성내식당
생으로 먹어도 될 만큼 신선한 샤브샤브용 부채살과 된장을 풀어 끓인 육수의 조합이 뛰어나다. 김국과 육회도 빼면 섭섭할 해남의 샤브샤브 맛집이다.
061-533-4774
전남 해남군 해남읍 명문길 19-1
샤브샤브·생고기·육회 각 3만 5000원, 갈비살구이 2만 7000원, 미자탕 2만 5000원
미자탕으로 시작해 샤브샤브로 명성을 얻은 집
‘성내식당’은 1984년 해남군청 바로 뒤에서 문을 열었다. 현 최중석 대표의 장인 장모가 운영하던 것을 최 대표와 둘째 딸 강지숙 씨 부부가 물려받았고, 몇 해 전 군청이 신청사를 짓는다며 주변을 정리할 때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. 솜씨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던 장모 최경애 씨의 전문은 미자탕. 수소의 생식기로 만드는 요리다. 재료만으로 진하게 육수를 내서 끓이는 미자탕은 특유의 냄새를 잡는 데만 2~3일이 걸릴 정도로 손이 많이 가고 쉽지 않은 요리였다. 그래도 찾는 이가 많았는데, 최근 대부분의 한우가 고기를 위해 거세하는 통에 재료 구하기가 힘들어졌다. 최 대표는 미자탕 비중을 줄이고 샤브샤브 전문 식당으로 바꿨다. 식당은 날로 번창했다. 장모님의 요리 비법을 그대로 전수한 아내 강지숙 씨의 야무진 손맛이 있기에 가능했다. 샤브샤브로 나온 부챗살은 생으로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좋다. 보통 샤브샤브용 고기는 얼렸다가 해동해서 내놓기에 생으로 먹을 수 없다. 얼리는 이유는 얇게 썰기 위해서다.
김장아찌와 파장을 얹은 특별한 맛
최고급 한우만 취급하는 성내식당은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해 얼리지 않는다. 대신 생고기여서 얇게 썰기가 어렵다. 최 대표가 오전 내내 하는 일이 고기 썰기다. 샤브샤브 국물은 배추와 새송이버섯, 청경채를 넣고 된장을 풀어서 만든다. 샤브샤브 국물에 된장이 들어가던가? 낯설다. 사실 성내식당의 된장 맛은 정평이 나있다. 최 대표 부부는 건물을 지을 때 옥상을 된장 항아리 공간으로 특별히 설계했을 만큼 된장에 대해 자부심이 크다. 이 된장을 1층 주방으로 옮기기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도 만들었다니 놀랍기만 하다. 된장에 대한 정성이 어떠한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. 성내식당 음식 맛의 비결이 이 된장에 있다고. 국물 맛은 말이 필요 없을 만큼 깊고 구수하다. 고기 한 조각에 김장아찌 올리고 파장을 얹어 먹는 샤브샤브는 그야말로 놀라운 미식의 세계를 보여준다. 성내식당은 365일 김국이 반찬으로 나온다.
잊지 못할 김국과 김장아찌
김국은 전국 최대의 김 생산지인 해남의 토속 음식으로 다른 국과 달리 조리할 때 끓이지 않는 냉국이다. 큰 그릇에 구운 김을 10장
쯤 부숴 넣고 통깨를 뿌린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. 김을 비법 간장으로 한 장 한 장 정성껏 절인 김장아찌도 별미다. 모두 장모님의 레시피다. 놀랍게도 육회용 고기는 쇠고기 중에서 가장 쓸데없는 부위를 쓴단다. 삶거나 구웠을 때 질겨서 먹기 힘든 엉덩이살과 홍두깨살이다. 지방이 거의 없는 게 특징. 육회는 포장해 주지 않는다. 물이 생겨서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.